1960년대 미국. 피아노를 공부하러 한국에서 온 10대 소녀는 실내악이 좋았다. 유학생활의 외로움도 친구들과 어울려 연주를 하면 모두 잊을 수 있었다. 실내악만 너무 연주해 피아노 전공 공부를 등한시한다고 선생님들에게 `찍힐` 정도였다.
2일 오후 피아니스트인 이경숙 연세대 음대 명예교수(66)의 광화문 연습실을 찾았다. 가장 먼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`이경숙의 커티스와 친구들` 공연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. 이 공연은 예술의전당이 곧 개최할 `2010 여름실내악 축제` 중 하나. 그런데 실내악의 피아노 세션에서 그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. 대체 무슨 일일까. 이 교수는 이 질문에 대해 "청소년 대상 음악회라 젊은 연주자 위주로 무대에 오른다"며 "나 같은 늙은이가 끼면 불편할 것 같았다. 그냥 해설만 할 생각"이라며 웃었다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