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체관련소식

[한겨레] 길을 찾아서 - 권정생 선생 관련

by 함께 나누는 세상 posted Sep 28, 2010
?

단축키

Prev이전 문서

Next다음 문서

ESC닫기

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

평화유랑을 다니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분은 권정생 선생이다. 동화작가인 권 선생에 대한 얘기는 익히 들은 바가 많고, 책도 많이 읽었기에 안동을 지나가다 뵙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. 그런데 간다고 말하면 혼내고 오지 말라 한다고 해서 연락도 안 하고 조심스럽게 찾아갔다. 선생의 가난하고 소박한 삶의 모습은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. 손바닥만한 방이 두 칸인데, 그마저 하나는 책으로 꽉 차 있고, 침실로 쓰는 방은 겨우 혼자 누워 잘 만했다. 세간도 없이 홀로 손수 밥을 지어 먹으며 살고 있었다. 나는 무작정 댓돌 위에 올라서서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. 선생은 때마침 인기척을 듣고 나오다가 나와 딱 마주쳤는데 굉장히 놀라셨다. 반가운 마음에서 들어갔지만 내가 무례했다. 어리둥절하던 선생은 내가 문정현 신부라니까 그제야 얼굴을 좀 펴시더니 문간으로 나가서 토방에 걸터앉으라 했다. 거기서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. 나는 그날 오두막 주변의 잡초 하나까지 소중히 여기고 길을 다닐 때도 다른 생명이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선생의 모습을 보며 감동했다...

 

한겨레 기사 전문보기


Articles

2 3 4 5 6 7 8 9 10 11